스윙에 진심인 3040 여성 골퍼…클럽도 달라졌다

입력 2023-11-06 19:27   수정 2023-11-07 00:55


다들 골프용품 시장이 죽었다고 하지만 다 그런 건 아니다. 여성용 클럽 시장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진 뒤 오히려 불이 붙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 입문한 30~40대 여성들이 골프에 맛을 들이며 골프채에 ‘투자’하기 시작해서다. 골프용품 업체도 구매력을 갖춘 이들을 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00m 날리는 여성 골퍼 적지 않아”
골프용품업계에선 골프장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골퍼 중 35%가량이 여성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골프테크 기업 AGL이 지난해 비씨카드 빅데이터로 분석한 여성 골프장 이용객 비중(33.5%)보다 소폭 높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여성 골퍼 시장은 50~60대 중심에서 30~40대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김혜영 한국미즈노 마케팅팀장은 “과거에 여성들은 스포츠를 ‘관람’하는 형태로 소비했지만 이제는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골프가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했다.

코로나19가 터지기 전만 해도 여성 골퍼들은 용품과 관련한 정보를 직접 파악하기보다 남편이나 지인을 통해 얻었다. 하지만 여성 골프 시장의 주력이 30~40대로 바뀌면서 직접 정보를 취득하고 자신에게 맞는 채를 고르는 방식으로 빠르게 바뀌었다.

여성 아마추어 전문 강사인 이동규 프로(활동명 동글이)는 “과거에는 여성 아마추어의 비거리 기준이 드라이버 150m, 7번 아이언 100m였는데 지금은 드라이버로 180~200m를 보내는 아마추어가 적지 않다”며 “젊고 근력 있는 30~40대가 여성 골퍼의 주축이 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골프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타이틀리스트 피팅센터에서 별도 비용을 내고 드라이버 피팅 서비스를 받은 고객 가운데 여성 비중이 2021년 8%에서 올해 14%로 두 배 가까이로 뛰었다. 무료 피팅데이의 여성 참여자 비중은 2019년 2%에서 올해 15%로 높아졌다.

클럽 스펙도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 전에는 여성 드라이버의 로프트 각도는 대개 11~12도였지만, 요즘엔 9~10도가 크게 늘었다. 드라이버로 공을 띄울 줄 아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젝시오 아성에 미국 브랜드 도전장
여성 골프 시장의 주인이 바뀌다 보니 골프용품 업체들의 전략도 바뀌고 있다. 젝시오, 야마하 등 일본 브랜드 천하였던 여성 골프용품 시장에 핑, 타이틀리스트, 테일러메이드 등 미국 브랜드가 도전장을 내미는 모양새다.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는 핑이다. 지난 8월 여성용 신제품 GLE3 라인을 출시하며 “스윙도 좋은데 왜 어머님 채를 써요”라며 가볍고 ‘낭창한’ 기존 제품을 저격하는 광고문구를 내걸면서 도발했다. 이게 통했다. 핑골프에 따르면 GLE3 출시 직후 3개월간 판매량은 2019년 나온 직전 모델 GLE2의 첫 3개월 판매량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캘러웨이골프는 최근 여성 아마추어 골퍼들을 초청해 캘러웨이의 여성용 클럽 전체 라인업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원지현 캘러웨이골프코리아 부장은 “내년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여성 골퍼들에게 캘러웨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여성 클럽 1위 젝시오는 젊고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를 강화하며 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배우 이성경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데 이어 올해 최나연, 김하늘 등 프로들을 잇달아 영입해 브랜드의 얼굴로 내세웠다. 여성용 제품에 적용하는 샤프트도 L플렉스에서 A·R플렉스로 강도 선택지를 넓혔다. 야마하도 배우 이민정을 모델로 영입한 데 이어 여성 전용 렌털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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